2009년 6월 16일 화요일

부산 앞 바다.

갑자기 바다가 보고싶어져 급하게 떠나게 된 여행.
아무 준비 없이 피곤한 상태에서 갔기에 생각만큼 많이 즐기지는 못했지만, 바다는 실컷보고 돌아왔다!

아침 7시차를 타기위해 새벽같이 일어나서 서둘렀다.
(고속터미널에서 포항까지는 30분마다 버스가 있다)
짐은 전날 다 싸두었지만 그래도 빠진 것이 있을까봐 확인하고 또 확인하고, 나의 덤벙대는 병은 잘 고쳐지지 않기에 또 확인하고 고속터미널로 향했다.

다행히 늦지 않았고, 도착한지 10여분만에 나는 포항행 고속버스 안에 있었다.
(제목이 부산이긴 하지만 포항을 거쳐서 내려갔다.)
포항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4시간반~5시간.
아침 잠이 많은데다가 이어지는 야근으로 피곤했던 나는 포항 고속터미널에 도착할 때까지 한번도 깨지않고 푹 잤다.
덕분에 휴게실의 묘미를 버렸다. ㅠ_ㅠ

포항에 도착하니 12시가 약간 안된시간. 포항 사는 친구가 마중나와 있었다.
우선 포항 시내를 구경했다. 포항 시내는 생각보다 작았다. 지도에서 볼 때는 굉장히 커보였지만...그래도 아기자기하게 잘 꾸며져 있었다.
그리고 점심을 먹기위해 죽도시장으로 갔다.
시장은 정말 컸고, 동대문 시장 같은 곳도 있고, 내가 사랑해 마지않는 포장마차가 즐비한 곳도 있었다.
아, 이런 먹고 구경하는데 정신이 팔려 포항에서 사진을 하나도 못찍었다. (제기랄)
아무튼 나는 죽도시장에서 회를 원없이 먹었다. 배터질 때까지~!
확실히 서울보다 싸기는 하지만 바가지가 있긴 하더라... = _=)r

나와 친구는 너무 오랫만에 만났기에 커피숍으로 가서 그간 못다한 얘기를 나누고 저녁까지 먹고 헤어졌다.
정말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이 자리를 빌어 포항사는 내 친구에게 감사와 사랑을~♡

포항에서 부산까지는 약 1시간반정도 소요가 된다.
나는 포항 시외버스터미널(주의!! 포항에는 터미널이 두 개가 있다)에서 부산행 버스를 탔고 자고 일어나니 부산에 도착해 있었다-_-;;;
도착한 시각은 이미 12시가 훨씬 넘은 시각.
일단 어디를 돌아다닐까 고민하다가 부산 지도를 펼쳐들고 터미널에 앉았다.
그렇게 여기저기 경로를 세우며 두 시간여 앉아있었을까.. 터미널이 문을 닫는거다.
그래서 쫓겨났고, 나는 가까운 찜질방을 찾아 들어갔다.

다행히 1km정도 떨어진 곳에 찜질방이 있었고 거기서 거하게 잤다. (혼자서-_-!! 나혼자밖에 없더라!!)


일어나서 씻고 나온 시각은 9시가 조금 넘은 시각.
근처에 있는 '범어사'에 갔다.
범어사는 우리나라 5대 절 중의 하나라고 해서 가보았는데, 정말 컸다.
그러나 출입금지인 곳이 많고 (스님들의 수행 중인 구역) 공사 중인 곳도 많아서 다 둘러보지 못했다.
시간의 여유가 있었다면 산위를 거닐면서 좀 더 구경하고 싶었지만, 난 바다를 보러가야 해서 등산할 여력까지는 없었다-_ㅠ)
나중에 알게 된 사실인데, 경상도 쪽은 불심이 강하다고 하더라.
(범어사에 갔는데 신도들이 많아서 깜짝 놀라 알아봤다;)

지하철을 타고 해운대역으로 갔다.
여름이 아직 되지 않았기에 사람이 별로 없을 줄 알았지만, (근처 사는 것으로 보이는) 고등학생과 대학생이 물놀이를 하고 있었다.
이 놈들은 시험기간이 아니었던가?!! 하는 생각이 들었지만-_-;;;
바다에 도착했을 때는 구름이 많이 낀 날씨여서 파도도 생각보다 심했는데, 서퍼들도 간간히 볼 수 있었다.

점심시간이 약간 안되서 해운대에 도착한 나는 모래밭을 걷다가 바다랑 한잔하고 싶어져서 후딱 달려가 맥주를 사왔다.

낮부터 발그레 해져서 해운대부터 해변가를 따라 걷기 시작했다.
동백섬을 둘러보았다. 해운대에서 해변가를 따라 걷다 보면 자연스레 동백섬으로 들어가게 된다.

여긴 동백꽃이 예쁘게 핀다고 들었는데 동백꽃은 볼 수가 없었고, 멀리에 광안대교가 보였다. 하지만 그나마도 흐린 날씨 덕에 잘 보이지 않았다.

동백섬은 말 그대로 섬인데, 지금은 섬이 아니다. 예전에는 섬이었지만 지금은 걸어서 들어갈 수 있다.
동백섬 안에 있는 APEC 회담 장소도 가보았다.
2005년 한국에서 열렸던 APEC정상회담은 노무현 전 대통령이 참가하였다. 이젠 고인이 되어버린 전 대통령의 자취를 보자니 마음 한 구석이 아려왔다.


광안대교를 바라보며 따라 걷다 보니 어느새 광안리까지 도착하였다.
개인적으로는 해운대보다 광안리가 더 좋았다. ㅎ

내가 광안리에 도착한 시각은 6시에서 7시 사이였지만, 해떨어진 뒤 광안리의 야경을 보고 싶어서 그 곳에서 기다렸다.
8시쯤 되자 레이저쇼가 시작되었는데, 이건 서울의 청계천에 있는 것과 비슷했다.
해가 떨어지고 어두워지면서 가로등의 불이 하나하나 들어오기 시작했고, 광안대교도 형형색색 치장을 했다.
너무 기대했던 탓인지 생각했던 것보다는 아니었지만 그래도 꽤 멋있었다.
그러고보니 한강근처 모 다리도 새롭게 디자인한 야경이 멋있다던데 꼭 한번 가봐야겠다!!

나는 여름바다보다 겨울바다를 좋아하고 낮바다보다는 밤바다를 좋아한다.
밤바다를 바라보고 있노라니 모래사장에 누워 딩굴거리고 싶었지만, 아메리카노 한잔 사들고 담배한대 태우는 것으로 만족해야했다.

광안대교의 끝까지 걸어가니 시내가 나왔고, 내 여행은 여기서 끝내기로 했다.
오륙도와 태종대, 자갈치시장을 가보지 못한 것이 좀 아쉬웠지만, 다음에 오면 갈 것을 기약하면서 부산역으로 가는 지하철에 올라탔다.
그리고 나는 부산역에서 출발하는 막차를 탔고, 다시 올라오는 내내 기차안에서 잤다.
급하게 떠난 내 1박3일의 첫 부산여행은 여기까지.

덧, 광안대교 따라 걷던 중 발견한 벽화.
재밌어서 찍었다!!ㅋ (내 보기엔 둘다 남자같아서-_-;;)

댓글 1개:

  1. 여름바다보단겨울바다를
    낯바다보단밤바다를..^^
    밤바다볼상황이안되서사진이라도볼려고찾던중이었는데..넘이뿌네요..
    잘보구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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