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7일 수요일

#65.

2010. 04. 07. 수요일. 날씨: 햇빛은 쨍쨍, 바람은 쌩쌩.


졸작을 준비하는 동생의 스트레스는 극에 달하고 있다.
나도 물론 졸작할 때 그랬으니까 완전 이해한다. 불쌍한 것-_ㅠㅠㅠㅠ
그래서 같이 밤을 새줄 마음으로 재단하는 내내 책을 읽어줬다-_-)
.. 하지만 별 효과는 없는 것 같았고.. 무기력에 빠진 동생은 그냥 포기하고 잤다. 믕?

나 졸작할 때 생각이 많이 난다.ㅋ
같이 밤새주시고 도와주시던 우리 교수님.
술마시고 맨날 혼내키던 선배.
항상 한번만 더 해보자며 손을 내밀었던 선배.
연구실에서 밤샐 때마다 웃긴 동영상을 보내줘 잠을 깨우던 선배.
연구실 책상에 초콜렛을 산같이 쌓아주던 선배.
극도의 스트레스로 인한 장염으로 쓰러졌던 같이 졸작하던 친구.
옷이며 먹을 걸 매일 챙겨다 주던 룸메 후배.
매일 같이 전화해 위로해 줬던 그 즈음 소개팅으로 만났던 사람.
스스로에게 무력감을 느끼고 자책하러 책상밑에 기어들어가 울던 날들.
밤새 졸작하다가 출근하던 인턴 시절.
학교 앞 자취방에 조차 가지 못하고 매일 같이 밤을 새던 마지막 한 달.
나와 함께한 시가렛들.
공대 창문 밖으로 보이던 시꺼먼 사각밤하늘.
이 모든 것이 이제는 추억으로만 남아있지만.. 그 땐 정말 지옥 같았었지.ㅋㅋㅋㅋㅋㅋ
동생도 언젠가는 웃으며 이 때를 추억할 수 있게 되기를 바란다.
지옥같았던 그 때가, 가장 열정적인 시절이었음 깨닫게 되었다.


댓글 없음:

댓글 쓰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