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4월 21일 수요일

#74.

2010. 04. 20. 화요일. 날씨: 꽃놀이 가고 싶어!!


꽃놀이가 가고 싶을 정도로 날씨가 좋은 오늘은.. 축가를 같이 부를 신랑 쪽 친구들을 만나기로 했다.
원래대로라면 수요일날 만났어야 하는데, 무슨 일이 생겼다나 어쩐다나 해서 오늘 만나기로 했다.
마땅히 같이 맞춰볼데도 없고 해서 고민하다가 결국은 신혼집으로 가기로 결정하고는 신랑을 불렀다.
신혼집에서 아직 같이 살고 있는 건 아니지만, 짐은 다 옮겨놨고, 신랑도 거기서 가끔 지낸다고.ㅎ


처음 가본 그 집은 새 아파트라서 그런지 동네가 훵~하니 아무것도 없어 스산한 느낌이었고,
엘레베이터는 아직 도배 전이라서 찌글찌글한 속살이 보였고, 여기저기 전단지가 난무하고 있었다.
집은 생각보다 작았다.
요새도 방하나에 화장실 하나인 집이 있긴 있구나.. 생각했고,
그래도 둘이서 알콩달콩 살기에는 살만하겠다.. 했다.ㅎ

웨딩촬영 때도 그렇고 예복 맞추러 갈 때도 그렇고 결혼선물 살 때도 그렇고 별로 내 친구가 결혼한다는 것에 대해 실감나지 않았었는데..ㅎ
딱 그 방에 들어서자마자 아.. 앞으로 여기서 살겠구나.. 하는 마음에 결혼한다는게 확 와닿았다.
벌써 10년째 친구라서 결혼해버릴거라고는 생각도 못했었는데,
웨딩촬영 때 따라가서도 평소 놀던 것처럼 재밌게 놀고 오기만 했었는데,
앞으로 살게 될 집에 들어서니까 실감이 나면서 왠지 서운해졌다.


본래의 목적으로 돌아가서 그 좁은집에 모인 우리는..
우선 신랑을 뜯어먹으려고 저녁을 거하게 중국요리에 치킨까지 시켜서 와구와구 먹었다.
나는 얼마전에.. (일요일이던가 토요일이던가.. 아무튼 주말에) 결혼식이 끝날 때까지 술을 마시지 않겠다고 맹세한 바 있어서 계속 금주중이었는데,
중국집에서는 빼갈을, 치킨집에서는 맥주를 갖다준거다!!!
게다가 냉장고엔 소주가!!!!!
눈앞에서 술을 따라마시고 술잔이 왔다갔다하는데.. 아.. 진정 이건 고문이었다..
먹고 싶어서 파들파들.. ㅠ_ㅠ)
하지만 내가 누군가!! 한다면 한다는 인간!!! 약속한 이상 술을 마실 수는 없었다. ㅠ_ㅠ)
내가 술 좋아하는 걸 아는 신랑 친구들은 눈앞에서 계속 술잔을 내밀며 열심히 약올리고 있었다.
ㄱㄴㅅㅎㄷ... -_-)........

아무튼 뭐.. 그렇게 거하게 저녁을 먹고 안무와 노래를 맞춰보고 딩가딩가 하다가..
신랑님께서 내일 프로포즈를 하겠다고 열심히 풍선을 불고 있길래-_-)...
같이 풍선도 불어주고 리본도 묶어주고 그러고 있었다.ㅋㅋㅋㅋ
유치원 놀이하면서.ㅋㅋㅋㅋㅋ
"선땡님.. 이러케 하는거 맞죠?" 이러면서-_-)
"자꾸 그러면 혼나요~" 이러면서-_-)
"선땡님.. 이거 집에 가져가도 대요?" 이러면서.. -_-)....
완전 웃기게 잘 놀았다는....
우리는 이제 두번 만난 사이일 뿐인데 말입니다. ㄱ-);


어쨌건간에 즐거웠고, 프로포즈 성공하길.ㅋㅋㅋㅋ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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