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3월 25일 목요일

#57.

2010. 03. 24. 수요일. 날씨: 그럭저럭 괜찮다


며칠 전부터 포토샵이 말을 안듣는다.
포토샵안에 사진을 여러 개를 띄우면 그냥 죽어버린다.
두 개 이상을 띄우면 가차없이 디버깅 메세지를 띄우면서 죽어버린다.
이게 왜 이럴까 한참을 고민해 봤는데, 아무래도 그 사이에 설치했던 다른 프로그램이랑 호환이 안되는 것으로 결론을 내리고 요 며칠 설치했던 프로그램 중에 MS SQL 관련 컴포넌트들을 삭제했다.
그리고 포토샵을 다시 설치했지만 상황이 좋아지질 않았다.
나는 점점 짜증이 났고 포토샵이 없으면 대체로 작업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없어 그 짜증은 더욱 극에 달했다.
나는 포토샵 CS3 ex...뭐시기를 쓰고 있었는데 결국 이걸 버리고 옛날 포토샵7.0으로 돌아갔다.
다행히 삽질은 끝낼 수 있었지만.. 뭐가 문젠건진 아직도 모르겠다.
암튼 이놈의 포토샵땜에 며칠 골머리 썩었다. 짜증짜증.


학교 엠티를 가자는 연락이 왔다.
난 학교 졸업한지 꽤 오래 됐는데... 아직도 찾아주는 사람이 있다는 것은 고마운 일이다.
하지만 엠티를 가려면 왕복 차비에 거기가서 쓸돈하며, 아는 사람도 없는데-_-) 거길 왜가!!! (버럭!)
.. 하고 생각해보니 교수님도 가신다고, 이번 대학원 신입생들도 간다하고.. 하니까 가고 싶어졌다.
금, 토 전부 약속이 있어서 간다고 하면 약속을 취소해야할 판이고... 어쩐다냐-_-; 젠장;
지난번에 교수님 호출 때 못가서 교수님도 너무 뵙고 싶다.


오늘 드디어 법정스님의 책을 읽기 시작했다.
법정스님의 책은 생각보다 따분하지 않고 재밌었다.
그리고 이 책은 왠지 혼자 읽기보다는 누군가에게 읽어주고 싶은 책이다.
내 음성으로 나에게 혹은 내 아이에게 혹은 연인에게..
숲속으로 들어가서 나무그늘에 앉아서 읽고 싶은 책이다.

갑자기 어떤 또라이 자식이 생각난다.
내 목소리가 듣기 좋다며 책을 읽어달라 했던 병신-_-)....
오와.. 그 말을 듣자 마자 손발이 어찌나 오글오글 하던지 내 머리를 만지던 그 손을 확 물어버리고 싶었다.
이래이래 술취하면 개가 되는 색히들은 진짜 시멘트에 담가버려야 돼-_-)


친구가 2시간여 나를 바람맞히는 통에 오늘 오픈이었던 발리언트 CBT에 동참하지 못했다.
내일은 꼭 하리라 마음 먹으며.. 까페에 앉아서 책을 읽었다.
근데 왠일.. 대X외고 학부모들이 열댓명 들어닥치더니 머리가 아프게 수다를 떠는거다.
완전 큰 목소리로. 조근조근하게나 말하면 말을 안해-_-);
서울대를 몇 명 보냈다느니, 입학사정관제가 어떻다느니,
한시간 반을 수다를 떨다가 나갔는데.. 입 좀 닥치라고 말하고 싶었다.
다른 테이블에도 사람들이 있는데 그렇게 시끄럽게 떠들어대도 되는건지...
난 막판에 mp3 볼륨을 20까지 높였는데도 그 인간들 목소리가 들리더라.. 하아...
악조건 속에서 책을 읽어가며 허벅지에 참을 인을 새겼다. (법정스님 책이라 다행이다.)


내가 처음 까페에 들어갈 때 내 바로 뒤에 한 커플로 보이는 남녀가 따라 들어왔다.
내 다음으로 계산을 했고, 내가 의자에 앉은 다음 바로 내 앞 테이블에 둘이 앉았다.
들어보니까 여자가 연상인 것 같은데.. 재밌는 커플이더라.ㅋㅋㅋㅋㅋ
화이트데이 선물로 뭔가를 받았나 본데,
여자가 하는 말이 상자 값이 왜 이렇게 비싸냐며.. 앞으론 겉치레 포장을 하지 말라고 막 뭐래는거다.ㅋ
그러더니 계산할 때는 서로 계산하겠다고.. 툭탁툭탁 하고..
앞테이블에 앉아서는 남자가 집에 데려다 준다니까 집도 반대방향인데 왜 데려다 주냐고 뭐래고..;;
너는 여기서 나는 저기서 버스타고 가면 된다며.ㅋㅋㅋㅋㅋㅋ
왠지 나의 옛모습을 보는 거 같아서 너무 웃겼다.ㅋㅋㅋㅋㅋㅋㅋㅋㅋ
혼자 까페에 앉아서 다른 사람들을 바라보는 거,
내가 무료할 때 즐기는 일상이었는데 너무 오랫만이라서 더 좋았다.ㅋㅋㅋㅋ
가끔씩 노트북 들고 나가서 집 근처 까페라도 앉아있어야 겠다.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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